반려동물 일반 · 2026-10-25

강아지 vs 고양이, 평생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다를까

사료비·병원비·미용비·보험료까지 항목별로 나눠, 강아지와 고양이를 평생 키울 때 실제로 드는 비용이 얼마나 다른지 비교했습니다.

검은 강아지와 검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아이
Photo by Dmitry Egorov on Pexels

강아지를 데려올지 고양이를 데려올지 고민하다 보면 결국 "어느 쪽이 돈이 덜 드나"라는 질문에 닿게 됩니다. 흔히 "고양이가 훨씬 싸다"는 말을 듣지만, 항목별로 뜯어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입양비는 조사에 따라 순위가 뒤집히고, 백신처럼 고양이가 더 비싼 항목도 있으며, 강아지는 체급에 따라 같은 '개'끼리도 비용이 두세 배씩 벌어집니다.

이 글은 농림축산식품부와 KB경영연구소의 국내 조사, 농식품부의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조사를 중심으로 입양비, 매달 드는 양육비, 사료비, 병원비, 펫보험, 미용비를 차례로 비교합니다. 마지막에는 공식 통계가 없는 '평생 비용'을 공개된 숫자로 직접 계산해 봅니다. 계산 과정을 그대로 보여드리니, 우리 집 상황에 맞게 숫자를 바꿔 넣어 보셔도 됩니다.

서로 얼굴을 맞대고 다정하게 붙어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
Photo by Snapwire on Pexels

입양비부터 엇갈린다 — 두 국내 조사가 정반대로 나온 이유

농림축산식품부가 2025년 1월 발표한 '2024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 반려동물 평균 입양 비용은 고양이 56만 2,900원, 개 55만 2,100원이었습니다. 근소하지만 고양이가 더 비쌌습니다. 응답자의 45.7%는 40만원 이상을 썼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는 반대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평균 분양비는 28만 2천원이었고, 개가 31만원, 고양이가 20만 3천원으로 개가 더 비쌌습니다. 평균 금액 자체도 농식품부 조사의 절반 수준입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기보다는 집계 방식이 다르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농식품부의 평균 입양 비용은 입양 비용을 지불한 양육자만 대상으로 집계한 값으로, 무료로 데려온 경우는 평균에서 빠져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개를 데려온 경로 1위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 2위가 '펫숍 분양'이었습니다. 0원짜리 입양이 이렇게 많은데 이를 제외하고 평균을 내면 금액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무료 입양이 섞인 표본에서는 평균이 내려갑니다. 누구에게 물었는지(표본)에 따라서도 숫자는 움직입니다. 그러니 "입양비는 개가 더 비싸다" 혹은 "고양이가 더 비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동물이라도 어디서, 어떤 경로로 데려오느냐가 종보다 훨씬 큰 변수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입양비가 어느 쪽이든 50만원 안팎이라는 점입니다. 뒤에서 계산할 평생 비용과 비교하면 이 금액은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분양비가 비싸서 고민"이라면, 정작 부담은 데려온 다음 날부터 시작된다는 걸 먼저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매달 나가는 돈: 개 17만 5천원, 고양이 13만원

같은 농식품부 2024년 조사에서 반려동물 한 마리의 월평균 양육비는 병원비를 포함해 14만 2천원이었습니다. 그중 병원비 평균이 5만 2천원입니다. 종별로 나누면 개가 월 17만 5천원, 고양이가 월 13만원으로, 개가 한 달에 4만 5천원 더 들었습니다. 보호자의 93%는 1년에 한 번 이상 동물병원에 갔다고 답했습니다.

KB경영연구소 2023년 보고서의 월평균 양육비는 15만 4천원으로, 농식품부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이 조사에서는 양육비의 절반가량이 식비였습니다. 식비 비중은 고양이 가구가 55.9%로 개 가구(50.6%)보다 오히려 높았습니다. 고양이는 전체 지출이 적은 대신 그중 먹는 데 들어가는 몫이 크고, 개는 식비 외에 다른 항목으로 나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입니다.

다만 월평균 양육비는 어린 동물과 노령 동물, 소형견과 대형견이 모두 섞인 평균값입니다. 우리 집 아이가 평균에 가까울지, 한참 위에 있을지는 아래 항목들을 하나씩 따져봐야 알 수 있습니다.

사료비는 '강아지냐 고양이냐'보다 '몇 kg이냐'

개의 사료비를 가르는 건 무엇보다 체급입니다. 공식 통계는 아니고 업계 제품가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이지만, 월 사료값은 소형견(7kg 미만) 약 3만 4천원, 중형견(7~15kg) 약 5만 9천원, 대형견(16kg 이상) 약 8만 6천원 수준으로 소개됩니다. 정확한 금액은 사료 브랜드와 등급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니 참고치로만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체급이 올라가면 사료비는 두 배를 훌쩍 넘게 뜁니다. "강아지 사료비는 다 비슷하다"는 말은 소형견끼리 비교할 때나 통하는 얘기입니다.

고양이는 사정이 다릅니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3~6kg 범위에 있어 개처럼 몸무게가 몇 배씩 차이 나는 경우가 드뭅니다. 체급에서 오는 사료비 변동폭이 작은 대신, 일반 사료를 먹이느냐 프리미엄 사료나 처방식을 먹이느냐 같은 사료 등급이 비용을 더 크게 좌우합니다. 고양이 사료비와 개 사료비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고양이 사료비는 폭이 좁고, 강아지 사료비는 체급에 따라 폭이 넓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주는 사료를 그릇에서 먹는 강아지
Photo by Helena Lopes on Pexels

백신·입원비 — 고양이가 더 비싼 항목도 있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병원비는 농식품부가 2025년 전국 동물병원 3,950곳을 대상으로 20개 진료 항목 가격을 조사한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를 나눠 볼 수 있는 대표 항목은 이렇습니다.

  • 종합백신 접종비: 개 평균 2만 6,337원, 고양이 평균 3만 9,478원
  • 입원비(1일): 개 평균 6만 5,040원, 고양이 평균 5만 6,417원
  • 개 입원비 체급별: 소형견(5kg) 5만 1,468원, 중형견(10kg) 6만 4,374원, 대형견(20kg) 8만 4,589원

백신은 고양이가 개보다 1만원 이상 비쌉니다. "고양이는 뭐든 싸다"는 통념과 어긋나는 대목입니다. 반대로 입원비는 개가 평균적으로 더 비싼데, 여기서도 체급이 작용합니다. 소형견 입원비는 고양이 평균보다 오히려 낮고, 대형견으로 갈수록 크게 올라갑니다. 결국 개와 고양이의 병원비 차이는 '종'만큼이나 '몸집'에서 생기는 셈입니다.

종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드는 항목도 있습니다. 초진 진찰료는 평균 1만 520원, 상담료는 평균 1만 283원이었습니다. 검사비는 방사선 촬영 평균 4만 6,917원, 초음파 6만 5,610원이고, CT는 60만 1,333원, MRI는 72만 2,789원으로 한 번에 수십만원 단위가 됩니다.

중성화 수술비는 이 공식 조사의 20개 항목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2022년 3월 파이낸셜뉴스가 보도한 견적 자료 기준 서울시 평균 15만 4,023원, 경기도 평균 18만 2,267원이라는 수치가 있고, 서울 시내에서도 병원에 따라 5만원부터 30만원까지 최대 6배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다만 이 자료는 '반려동물' 기준으로,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종별로 나눈 믿을 만한 평균 자료는 찾지 못해 여기서는 이 정도만 참고로 소개합니다.

여기서 하나 더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병원비는 어디나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은 맞지 않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상담료는 지역 간 최대 1.7배(대전과 전남) 차이가 났습니다. 초진 진찰료도 최고 6만 1,000원에서 최저 1,000원까지 벌어졌습니다. 동물병원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병원마다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니는 병원이 어디냐에 따라 같은 진료라도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큰 병원비와 펫보험 — 가입률 3% 남짓의 현실

월평균 양육비보다 보호자를 더 긴장시키는 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치료비입니다. KB경영연구소 2023년 보고서에서 최근 2년 사이 치료비를 지출한 보호자는 73.4%였고, 이들의 2년간 누적 지출액은 평균 78만 7천원(월평균 약 3만 2,800원)이었습니다. 평균으로 나누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앞서 본 CT나 MRI 한 번, 며칠의 입원만 더해져도 한 달 양육비의 몇 배가 한꺼번에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비용에 대비하는 수단이 펫보험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다들 드는" 상품이 아닙니다. 데일리벳(2026년 6월)이 농림축산식품부 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반려견·반려묘를 약 764만 마리로 추산해 계산한 2025년 말 가입률은 약 3.2%입니다. 같은 기사에 따르면 영국은 약 18%(2024년 말), 일본은 21.4%, 스웨덴은 반려견 기준 약 9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습니다.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 헤럴드경제 2026년 2월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펫보험 원수보험료는 1,287억원(보험연구원 집계로는 1,291억원)으로 전년보다 61% 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습니다.

같은 헤럴드경제 보도에서는 가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보험료 부담'(50.6%)이 꼽혔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동물병원 진료비가 병원마다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보니,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을 산정하기 어렵고 이것이 보험료에도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험료는 나이, 품종, 보장 범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관심이 있다면 여러 상품의 보장 내용과 제외 항목을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미용 테이블에서 다리 털을 다듬고 있는 강아지
Photo by Goochie Poochie Grooming on Pexels

미용비: 견종에 따라 '고정비'가 되는 항목

개와 고양이의 비용 구조가 가장 뚜렷하게 갈리는 항목이 미용입니다. 푸들, 말티즈, 비숑, 요크셔 테리어처럼 털이 계속 자라는 견종은 보통 4~6주마다 미용을 하는 것이 업계의 통상적인 기준입니다. 치와와나 닥스훈트처럼 털이 많이 자라지 않는 견종은 2~3개월 주기로 길어집니다. 신디처럼 털이 계속 자라는 푸들이라면 미용 일정이 거의 달력에 고정으로 잡히는 셈입니다.

가격은 전국 단위 통계가 없어 일부 지역 업체 가격대를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성이 없는 참고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형견 전체 미용이 4만원대 중반~7만원대, 중형견이 5만~8만원대, 대형견 목욕·부분 관리가 7만~11만원대 정도로 소개됩니다. 4~6주 주기로 미용하는 견종이라면 1년에 여러 번 이 비용이 반복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털을 고르는 습성 덕분에 전신 미용 수요가 개보다 훨씬 적습니다. 대부분은 발톱 정리나 위생 미용 정도에 그치고, 가격 자료도 드뭅니다. 정리하면 개는 견종에 따라 미용이 필수에 가까운 고정비가 되고, 고양이는 대부분 미용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쪽입니다. 월 양육비에서 개가 고양이보다 더 나가는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평생 비용을 직접 계산해보면 — 공식 통계가 없는 이유와 추정 과정

한국에는 반려동물 한 마리를 평생 키우는 데 드는 누적 비용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앞서 본 농식품부 월평균 양육비에 평균 수명을 곱하는 방식으로 직접 추정해 봅니다.

먼저 수명부터 짚어야 합니다. 약 58만 마리를 분석한 영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개의 평균 수명은 12.5년이었고,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니어처 닥스훈트는 14.0년, 프렌치불독은 9.8년이었습니다. 고양이는 2024년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실린 영국 연구(약 8,000마리, 동물병원 진료 기록 기반)에서 전체 평균 기대수명이 11.7년이었고, 품종별로는 가장 긴 버미즈가 14.42년이었습니다. 개도 고양이도 평균은 10년대 초중반이지만, 품종에 따라 몇 년씩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는 개는 약 13~15년, 고양이는 평균에 가까운 12~13년과 평균보다 오래 사는 경우를 가정한 15년 시나리오로 나눠 계산해 봤습니다. 고양이 15년은 연구에서 확인된 평균이나 품종별 수치보다 긴, 장수하는 경우를 가정한 숫자라는 점을 감안해 주세요.

  • 개: 17만 5천원 × 12개월 × 14년 ≈ 2,940만원 (13년이면 약 2,730만원, 15년이면 약 3,150만원)
  • 고양이: 13만원 × 12개월 × 13년 ≈ 2,028만원 (12년이면 약 1,872만원, 장수 시나리오 15년이면 약 2,340만원)

같은 기간으로 놓고 보면 고양이가 개보다 약 4분의 1 덜 듭니다. 13년 기준으로 개 약 2,730만원, 고양이 약 2,028만원이니 차이는 700만원 정도입니다. 다만 "고양이가 훨씬 싸다"고 하기엔 이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고, 고양이가 오래 살수록 간격은 더 좁혀집니다. 장수 시나리오(15년)의 고양이도 누적 2,340만원으로, 평생 비용이 수천만원 단위라는 점은 개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자체 추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계산에 쓴 월평균 병원비(5만 2천원)에는 병원에 거의 가지 않은 보호자부터 큰 치료를 받은 보호자까지 모든 지출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큰 수술 같은 돌발 비용의 부담은 이 평균에 희석돼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물가 상승도 반영하지 않았고, 대형견이나 미용이 잦은 견종이라면 평균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입양비 50만원 안팎은 이 수천만원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참고로 미국 Synchrony의 2025년 'Pet Lifetime of Care Study'(약 5,000명 응답)는 개의 15년 생애 양육비를 2만 2,125달러~6만 602달러로 추정했습니다. 2022년보다 11.65% 오른 수치입니다. 고양이는 2만 73달러~4만 7,106달러였는데, 상승률은 19.4%로 개보다 높았습니다. 나라와 물가가 달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고양이 비용도 결코 가볍지 않고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흐름은 참고할 만합니다.

데려오기 전에 우리 집 숫자로 바꿔볼 것

평균값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아래 질문에 답해보면 우리 집 예산이 평균보다 위일지 아래일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 강아지라면 다 자랐을 때 몇 kg이 될지 — 사료비와 입원비가 체급에 따라 달라집니다.
  • 털이 계속 자라는 견종인지 — 4~6주 주기 미용비가 고정으로 붙습니다.
  • 다니게 될 동물병원의 백신·진찰료 가격을 미리 물어봤는지 — 병원마다 가격이 자율적으로 정해집니다.
  • 검사나 입원으로 수십만원이 한 번에 나갈 때 대비책이 있는지 — 펫보험이든 별도 적립이든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 고양이라면 평균보다 오래 함께할 수 있다는 전제로 예산을 잡았는지 — 월 비용이 낮아도 기간이 길어지면 총액이 늘어납니다.

비용 때문에 진료를 미루는 일이 없도록, 데려오기 전에 이 숫자들을 한 번쯤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가 아파 보이는데 비용이 걱정된다면, 진료 전에 병원에 예상 비용을 먼저 문의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인용한 금액은 각 조사 시점의 평균값 또는 참고치입니다. 실제 비용은 지역, 병원, 품종,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에 대한 판단은 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