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일반 · 2026-10-16
강아지·고양이 간식, 하루 칼로리의 몇 %까지가 적당할까
AAHA·WSAVA가 권하는 '간식 10% 규칙'의 근거부터 체중별 간식 한도 계산법, 포장지 급여량에 빠진 간식 합산법까지 수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사료는 포장지에 적힌 급여량대로 정확히 계량해서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산책 다녀와서 하나, 저녁에 가족이 퇴근하며 하나, 양치 후 치석 껌 하나, 식탁에서 조르길래 고기 한 조각. 한 번에 보면 다 ‘조금’인데, 하루를 다 더하면 얼마나 될까요? 강아지·고양이 간식에는 수의사 단체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기준선이 있습니다. 하루 총 칼로리의 10%입니다. 이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우리 아이에게는 몇 kcal인지, 실제 간식으로는 어느 정도 양인지 차례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10% 규칙’은 누가 정했나 — AAHA와 WSAVA의 권고
간식 10% 기준은 특정 사료 회사의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수의사 단체의 권고입니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체중 관리 안내에서 간식이 반려동물 하루 총 칼로리의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역시 간식을 유지 에너지 요구량(MER)의 10% 이하로 두도록 권장하고 있고, 이 기준은 Veterinary Record 등 수의학 학술지에서도 인용됩니다. WSAVA는 2025년 11월에 개와 고양이 간식 급여만 따로 다룬 보호자용 가이드(“Feeding treats to your dog/cat”)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간식 문제가 그만큼 독립된 주제로 다룰 만하다고 본 셈입니다.
다만 10%가 물리 상수처럼 정해진 값은 아닙니다. 여러 전문가가 합의한 권고치입니다. 더 보수적으로 잡고 싶다면 그 절반인 5%로 계산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10%는 “여기까지는 줘도 된다”는 목표치라기보다 “이 선은 넘지 말자”는 상한선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미 체중이 늘고 있는 아이라면 5% 쪽에 가깝게 잡는 것을 고려할 만합니다.
간식이 늘면 살만 찌는 게 아니다 — 밥이 차지할 자리가 줄어든다
간식 과다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비만부터 떠올립니다. 물론 비만은 가장 흔한 결과이고, 비만은 당뇨, 췌장염, 관절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수의 기관의 보호자용 간식 안내 자료가 간식을 제한하라고 하는 이유는 비만만이 아닙니다. 영양 불균형, 편식, 위장 장애도 함께 꼽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는 정해져 있는데, 그중 간식이 차지하는 몫이 커질수록 ‘완전식’ 사료가 들어갈 자리는 줄어듭니다. 시판 주식 사료는 그 사료만 먹어도 필요한 단백질·비타민·미네랄을 채우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간식은 대부분 그런 설계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보호자가 살찔까 봐 간식을 준 만큼 밥을 덜어 낸다면 체중은 유지될 수 있어도, 그 덜어 낸 밥에 들어 있던 영양소는 빠지게 됩니다. 반대로 밥은 그대로 주고 간식을 얹으면 칼로리가 초과됩니다. 어느 쪽이든 간식 비율이 커지면 문제가 생기는 구조입니다. 간식으로 배를 채운 아이가 밥을 남기기 시작하면 편식 습관으로 이어지기도 쉽습니다.
10%라는 상한선은 이 두 가지 위험, 즉 칼로리 초과와 영양 희석을 동시에 피할 수 있는 선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우리 아이의 하루 칼로리 구하기 — RER과 MER 공식
10%를 계산하려면 먼저 전체, 즉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알아야 합니다. 수의학에서 쓰는 기본 공식은 두 단계로 되어 있습니다(MSD Veterinary Manual 기준).
첫 단계는 RER(안정시 에너지 요구량)입니다. 가만히 쉬고만 있어도 몸을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로, 다음 식으로 구합니다.
RER = 70 × (체중 kg)0.75
체중을 0.75제곱하는 계산은 휴대폰 공학용 계산기에서 체중을 입력한 뒤 xy 버튼으로 0.75를 넣으면 됩니다. 체중에 그냥 비례하지 않고 0.75제곱을 하는 이유는, 몸집이 커질수록 체중 1kg당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MER(일일 유지 에너지 요구량)입니다. RER에 생애 단계와 상태에 따른 계수를 곱합니다. 성견·성묘 기준 계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 — 중성화하지 않은 성견 1.8 / 중성화한 성견 1.6 / 비만 경향이 있는 개 1.4
- 고양이 — 중성화하지 않은 성묘 1.4 / 중성화한 성묘 1.2 / 비만 경향이 있는 고양이 1.0
같은 체중이라도 고양이의 계수가 개보다 낮고, 중성화를 했거나 살이 잘 찌는 체질이면 계수가 더 내려간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렇게 구한 MER에 0.1을 곱하면 10% 기준의 간식 한도, 0.05를 곱하면 더 보수적으로 잡은 5% 기준 한도가 나옵니다.
5kg 소형견의 간식 한도는 하루 38kcal — 체급별 간식 한도 예시
위 공식에 체중을 넣어 대략적으로 계산해 본 예시입니다. 모두 중성화한 성견·성묘 기준이고, 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참고용 숫자일 뿐 개체별 정확한 필요량은 아닙니다.
- 중성화 소형견 5kg — MER 약 375kcal/일 → 간식 한도(10%) 약 37~38kcal, 5%로 잡으면 약 19kcal
- 중성화 중형견 15kg — MER 약 853kcal/일 → 간식 한도 약 85kcal, 5%로 잡으면 약 43kcal
- 중성화 대형견 30kg — MER 약 1,436kcal/일 → 간식 한도 약 144kcal, 5%로 잡으면 약 72kcal
- 중성화 고양이 4kg — MER 약 238kcal/일 → 간식 한도 약 24kcal, 5%로 잡으면 약 12kcal
숫자로 보면 소형견과 고양이의 한도가 생각보다 훨씬 작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미국켄넬클럽(AKC)은 실제 사료 칼로리로 계산한 예를 들며, 하루 182kcal를 먹는 소형견이라면 간식 한도가 약 18kcal밖에 되지 않아 칼로리가 높은 간식 하나만으로도 쉽게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대형견 기준으로는 ‘간식 몇 개쯤’이 소형견에게는 하루 몫을 한 번에 다 써 버리는 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공식으로 구한 MER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활동량, 나이, 체질에 따라 실제 필요량은 꽤 달라지고, 공식보다 덜 먹어도 살이 찌는 아이도 있습니다. 결국 기준은 지금 먹고 있는 양으로 체중과 체형이 잘 유지되는지입니다. 이미 체중 관리 중이라면 하루 칼로리 자체를 수의사와 정하고, 그 안에서 간식 몫을 나누는 것이 안전합니다.
포장지 급여량에는 간식이 빠져 있다 — 하루 합산하는 법
가장 흔한 착각은 “사료 급여량만 지키면 간식은 따로”라는 생각입니다. 사료 포장지에 적힌 1일 급여량은 그 사료만 먹는다는 전제로 계산된 양이고, 간식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간식을 주는 날에는 간식 칼로리만큼 전체가 늘어난다고 봐야 합니다.
하루 합산에 넣어야 할 것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 포장된 간식, 져키, 비스킷
- 치석 관리 껌과 오래 씹는 간식
- 훈련할 때 보상으로 주는 작은 알갱이
- 식탁에서 가족이 나눠 주는 고기·과일·빵 조각
- 약을 먹일 때 감싸는 간식이나 소량의 습식 사료 토핑
가족이 여럿인 집일수록 이 합산이 빠지기 쉽습니다. 각자는 “나는 한 개만 줬다”고 생각하지만 모으면 하루 한도를 훌쩍 넘습니다. 저희 집 신디(푸들)도 식구마다 한 번씩 조르는 데 익숙해서, 하루 간식을 아침에 통 하나에 덜어 두고 그 안에서만 나눠 주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누가 얼마나 줬는지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하루 총량이 고정됩니다.
간식 칼로리는 포장지 성분표에서 확인합니다. 제품에 따라 100g당, 1개당, 1kg당 등 표기 단위가 다르니, 1개당 칼로리가 없으면 100g당 칼로리와 간식 1개의 무게로 직접 환산해야 합니다. 주방 저울로 간식 한 개 무게를 한 번만 재 두면 이후 계산이 쉬워집니다.

“오래 씹는 간식은 괜찮겠지” — 연구가 뒤집은 세 가지 통념
조각이 작으면 칼로리도 적다? 크기와 칼로리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AKC는 치즈, 핫도그, 고기 조각 같은 음식은 작은 조각이라도 칼로리가 높다고 주의를 줍니다. 손톱만 한 조각이라도 소형견의 하루 한도 18~38kcal 앞에서는 결코 작은 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래 씹는 간식은 칼로리 걱정이 적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2017년 Veterinary Record에 실린 Morelli 등의 연구는 시판 개 간식의 칼로리를 분석해, 제품 포장지의 급여 권장량대로 줬을 때 MER의 몇 %를 차지하는지 계산했습니다. 비스킷은 체급과 관계없이 MER의 16%를 차지했고, 생가죽(rawhide) 간식은 소형견에서 25%를 넘었으며(중형견은 18% 초과), 씹는 스틱은 소형견 기준 16.9%로 모두 10% 기준을 넘었습니다. 포장지에 적힌 급여량만 믿고 주면 그 자체로 한도를 넘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사한 간식 유형 가운데 10% 미만 기준을 충족한 것은 치석 관리용 스틱뿐이었습니다. 오래 씹는 간식은 그만큼 덩어리가 크고 단단하다는 뜻이기도 해서, 하나만으로 하루 간식 몫을 넘기기 쉽습니다. AKC도 생가죽 껌을 작아 보여도 칼로리가 높은 간식으로 분류합니다.
10%만 지키면 무엇을 줘도 된다? 비율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특히 고양이에게서 이 점이 두드러지는데, 아래에서 따로 다룹니다.
칼로리 예산 안에서 주는 법 — 저칼로리 대안
간식을 끊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간식은 훈련 보상이자 교감 수단이고, 약을 먹일 때도 필요합니다. 핵심은 같은 횟수를 더 적은 칼로리로 바꾸는 것입니다. AKC가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사료 활용 — 하루 급여량에서 사료 몇 알을 미리 덜어 두었다가 보상으로 쓰면 총 칼로리가 늘지 않습니다.
- 채소 — 당근, 그린빈 같은 채소를 작게 잘라 주는 방법. 씹는 맛이 있으면서 칼로리 부담이 적습니다.
- 훈련용 저칼로리 간식 — 칼로리가 낮게 설계된 작은 훈련 간식을 쓰고, 그마저도 더 잘게 쪼개서 줍니다. 훈련처럼 보상 횟수가 많은 날일수록 한 번에 주는 양을 줄여야 하루 한도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사람 음식을 대안으로 쓸 때는 반드시 안전한 것만 골라야 합니다. 초콜릿, 자일리톨, 포도·건포도, 양파·마늘류는 양과 관계없이 주면 안 됩니다.

고양이는 비율보다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더 중요하다
10% 기준 자체는 개와 고양이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같은 10%라도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25년 Veterinary Sciences에 발표된 Príncipe 등의 연구는 실제로 동물에게 먹인 실험이 아니라, 브라질 시판 사료와 간식의 라벨 성분을 바탕으로 하루 칼로리의 10%를 간식으로 대체했을 때 영양 요구량이 여전히 충족되는지를 계산해 본 분석입니다. 개는 활동적인 그룹과 비활동적인 그룹 모두에서 모든 사료-간식 조합이 단백질·지방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반면 활동량이 적고 중성화한 고양이를 기준으로 하면, 분석한 사료-간식 조합 가운데 약 36%(건조 간식 조합), 약 16%(습식 간식 조합)가 단백질 최소 기준에 못 미쳤습니다.
중성화하고 활동량이 적은 고양이는 계수가 낮아 하루 총 칼로리 자체가 작습니다. 전체 식사량이 적은 상태에서 단백질 함량이 낮은 간식이 10%를 차지하면 주식에서 오는 단백질이 빠듯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고양이 간식을 고를 때는 칼로리와 함께 성분표의 단백질 함량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성화 고양이 4kg의 간식 한도가 약 24kcal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양이는 5% 쪽에 가깝게 잡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합니다.
다이어트 중인 고양이에게는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간식을 줄이다 보호자가 밥까지 급하게 줄이거나, 바뀐 식단을 고양이가 거부해서 간식을 포함한 음식을 하루 이상 거의 먹지 않는다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간 지방증(hepatic lipidosis)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집에서 지켜볼 일이 아니라 즉시 동물병원에 문의해야 합니다.
간식 계산보다 병원 상담이 먼저인 경우
위 공식과 예시는 건강한 성견·성묘가 체중을 유지할 때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일반 공식에 맞추기보다 수의사와 하루 칼로리와 간식 몫을 먼저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이미 과체중이거나 체중 감량을 시작하려 할 때
- 성장기 강아지·새끼 고양이, 임신·수유 중이거나 노령인 경우
- 신장·간·췌장 질환이나 당뇨처럼 식이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 있을 때
- 처방식을 먹고 있을 때 — 간식 종류와 양도 함께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간식을 바꾼 뒤 구토나 설사가 반복될 때
- 고양이가 하루 이상 거의 먹지 않을 때 — 온라인 정보로 판단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문의하세요
오늘 당장 해 볼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위 공식에 우리 아이 체중을 넣어 하루 간식 한도를 kcal로 적어 두는 것. 둘째, 지금 주고 있는 간식 봉지를 꺼내 1개당 칼로리를 확인하고, 어제 하루 준 간식을 모두 더해 보는 것. 두 숫자를 나란히 놓아 보는 것만으로도 간식을 얼마나 줄이거나 바꿔야 할지가 꽤 분명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수의사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글에 나온 칼로리 수치는 공식을 적용한 대략적인 예시이며, 반려동물에게 맞는 정확한 급여량은 동물병원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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