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 2026-08-04
강아지 지능 순위, 우리 집 강아지는 몇 위일까?
순위가 낮다고 안 똑똑한 게 아니라는 사실, 코렌 교수의 연구가 실제로 측정한 건 뭘까요.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 “우리 개는 똑똑한 편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반려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자부심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강아지 지능 순위”는 사실 막연한 통념이 아니라 정확한 연구 기준과 출처가 있는 자료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매겨진 순위인지, 순위가 낮은 견종은 정말 덜 똑똑한 것인지, 집에서 직접 확인해볼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순위를 알고 나면 우리 개를 다르게 보게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순위와 무관하게 사랑스럽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개의 지능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1994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스탠리 코렌은 저서 <개의 지능(The Intelligence of Dogs)>에서 개의 지능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 본능 지능 — 품종이 원래 타고난 능력. 목양견의 몰이 본능, 사냥견의 추적 능력, 사역견의 경계심처럼 특정 목적을 위해 오랜 세월 선택 교배되며 갖춰진 지능
- 적응 지능 —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닫힌 문고리를 여는 법을 알아내거나, 숨겨둔 간식을 찾아내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
- 복종(작업) 지능 — 사람의 명령을 얼마나 빨리 배우고 얼마나 잘 따르는지에 대한 지능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견종별 지능 순위”는 이 세 가지 중 마지막인 복종 지능만을 기준으로 매긴 것입니다. 사냥 능력이나 문제 해결력,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 같은 다른 종류의 똑똑함은 이 순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두면 순위를 훨씬 균형 있게 볼 수 있습니다.
순위는 어떻게 조사했을까
코렌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훈련사 약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각 견종이 새로운 명령을 이해하는 데 걸리는 반복 횟수와 처음 배운 명령을 실제로 수행하는 성공률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습니다. 1위인 보더콜리는 새 명령을 평균 5초 안에 이해하고, 처음 시도에서도 95% 이상의 확률로 수행해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위 10개 견종
- 보더콜리 — 목양견 특유의 집중력으로 복종 지능 1위, 새 명령을 가장 빠르게 습득
- 푸들 — 원래는 물새 사냥을 돕던 견종으로, 크기와 상관없이 학습 속도가 빠른 편
- 저먼 셰퍼드 — 경찰견, 맹인 안내견, 치료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할 만큼 높은 훈련 반응성
- 골든 리트리버 — 온순한 성격과 학습 의욕이 결합돼 안내견으로도 많이 활동
- 도베르만 핀셔 — 경계심과 집중력이 뛰어나 경비견으로도 자주 훈련됨
- 셔틀랜드 십도그 — 소형 목양견으로, 사람의 지시에 민감하게 반응
- 래브라도 리트리버 — 안내견·인명구조견으로 널리 활동할 만큼 안정적인 학습 능력
- 파피용 — 소형견 중 이례적으로 상위권에 오른 견종, 활발하고 학습 의욕이 높음
- 로트와일러 — 체구는 크지만 침착하고 명령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른 편
- 오스트레일리안 캐틀독 — 소몰이견 출신으로 지구력과 학습 능력을 함께 갖춤
상위권 대부분이 목양견이나 사역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과 협업하며 지시를 따르도록 오랜 기간 선택 교배된 견종일수록 이 기준의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크기가 다른 푸들, 지능도 다를까
푸들은 토이, 미니어처, 스탠다드로 크기가 나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체형과 몸무게의 차이일 뿐, 같은 품종입니다. 크기별로 지능이 다르다는 근거는 따로 없고, 세 크기 모두 학습 속도와 훈련 반응성이 뛰어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집 토이푸들 신디도 “앉아”를 다섯 번도 안 되는 시도 만에 배웠는데, 주변에서 미니어처나 스탠다드 푸들을 키우는 분들 얘기를 들어봐도 크기와 상관없이 습득이 빠르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크기보다는 개체별 성격이나 훈련 방식의 차이가 학습 속도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크기가 작다고 얕보다가 예상보다 빠른 습득 속도에 놀라는 보호자도 적지 않고, 소형견이라 훈련이 덜 필요하다고 여기는 건 오히려 흔한 오해에 가깝습니다.
순위가 낮다고 안 똑똑한 게 아닙니다
이 순위에 없거나 하위권에 속한 견종이라도 본능 지능이나 적응 지능은 오히려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비글은 후각으로 목표물을 추적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그레이하운드는 뛰어난 시력과 순간 판단력으로 사냥을 해왔습니다. 시바견처럼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견종은 복종 훈련에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 적응 지능은 낮지 않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즉 “순위가 낮다”는 것은 “사람 말을 곧바로 따르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성향”에 가깝지, 지능 자체가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순위표만 보고 견종을 판단하기보다, 그 견종이 원래 어떤 목적으로 개량되었는지를 함께 알아두면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해보는 지능 테스트
정식 연구까지는 아니어도, 집에서 간단히 반려견의 순발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준비물은 작은 수건(또는 담요) 하나면 충분합니다.
- 강아지의 머리 위에 수건을 살짝 덮어씌우고, 스스로 벗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 15초 이내에 벗어나면 4점, 30초 이내면 3점, 1분 이내면 2점, 그 이상 걸리면 1점으로 봅니다.
- 비슷한 방식으로, 바닥에 간식을 두고 수건으로 덮은 뒤 얼마나 빨리 찾아 꺼내 먹는지로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이 테스트는 최소 1살 이상, 보호자와 3개월 이상 함께 지낸 반려견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결과가 더 신뢰할 만합니다. 재미로 해보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순위보다 중요한 것
“우리 개는 똑똑해요”라는 자부심은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감정입니다. 다만 이 순위는 지능의 한 단면일 뿐, 우리 개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우리와 잘 맞는지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순위표를 재미로 확인해보는 것도 좋지만, 결국 반려 생활에서 더 중요한 건 우리 개의 성향에 맞는 훈련 방식을 찾고 꾸준히 교감을 쌓아가는 과정입니다. 순위표 한 줄보다 매일 함께 쌓아가는 시간이 결국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은 어떤 견종을 키우든 변하지 않습니다.
지능과 훈련 난이도는 다른 얘기다
순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키우기 쉬운 견종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보더콜리나 저먼 셰퍼드처럼 학습 속도가 빠른 견종은 그만큼 지적 자극에 대한 욕구도 커서, 충분한 활동량과 놀이 없이는 오히려 문제행동으로 에너지가 분출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순위가 낮은 견종 중에는 성격이 온순해서 오히려 초보 보호자가 다루기 편한 경우도 많습니다. 즉 "똑똑한 견종= 키우기 쉬운 견종"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고, 학습 속도와 생활 난이도는 서로 다른 축으로 봐야 합니다.
하위권에는 어떤 견종이 있을까
코렌 교수의 순위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견종으로는 아프간하운드, 바센지, 불도그, 차우차우, 보르조이 등이 꼽힙니다. 다만 이 견종들은 대부분 독립적으로 사냥하거나 홀로 판단해 움직이도록 개량된 배경을 갖고 있어, 사람의 명령을 즉각 따르기보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프간하운드처럼 시각으로 사냥감을 쫓는 시각형 수렵견은 애초에 사람 지시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판단해 빠르게 움직이는 능력이 진화적으로 더 중요했던 셈입니다.
믹스견은 순위표에 없는데
이 조사는 순종 견종을 기준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믹스견에 대한 공식 순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믹스견은 여러 품종의 특성이 섞여 있는 만큼, 부모견의 성향을 어느 정도 참고해 대략적인 경향을 짐작해볼 수는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순위표에 없다고 해서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안내견이나 인명구조견 중에도 믹스견 출신이 활약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순위와 테스트는 1994년 스탠리 코렌의 연구를 정리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반려견의 성격과 학습 속도는 품종 외에도 기질, 훈련 방식, 보호자와의 교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순위표는 재미로 참고하는 자료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글도 읽어보세요

강아지 애디슨병, 컨디션이 오락가락한다면 의심해보세요
쿠싱증후군과 반대로 부신 호르몬이 부족해 생기는 애디슨병의 원인과 애매한 증상, 애디슨 위기와 평생 관리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강아지 전정기관질환, 갑자기 고개가 기울어진다면
노령견에게 갑자기 나타나는 전정기관질환의 원인과 증상, 뇌졸중과 헷갈리기 쉬운 이유와 진단·관리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강아지 렙토스피라증, 물웅덩이가 위험할 수 있어요
고인 물이나 야생동물 소변으로 감염되는 강아지 렙토스피라증의 원인과 증상, 사람에게도 옮는 인수공통감염병 특성과 예방법을 정리했습니다.

강아지 비만세포종, 평범해 보이는 피부 멍울일수록 확인이 필요해요
강아지 피부종양 중 가장 흔한 비만세포종의 원인과 다리에 징후(Darier's sign), 등급별 예후, 진단과 치료 방법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