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 2026-09-30

초보자가 키우기 어려운 견종, 어떤 특징 때문일까

순위가 아니라 "왜 어려운지"에 초점을 맞춰, 독립적인 성향·높은 운동량·강한 사냥 본능 같은 초보자가 놓치기 쉬운 견종 특성을 정리했습니다.

눈밭에서 하네스를 착용하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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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허스키는 늠름하고, 보더콜리는 영리해 보이고, 차우차우는 곰 인형처럼 푹신해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함께 살아 보면 부르면 못 들은 척하고, 산책을 두 번 다녀와도 집 안을 헤집고,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는 몸을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건 보호자가 뭘 잘못해서라기보다, 그 견종이 수백 년 동안 어떤 일을 하도록 길러졌는지와 관련이 깊습니다.

먼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초보자 비권장 견종"이라는 공식 목록은 따로 없습니다. 미국켄넬클럽(AKC)이 개별 견종 소개 글에서 "경험 있는 보호자에게 더 잘 맞는다"고 언급하는 경우가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견종 순위를 매기지 않고, 초보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특성 여섯 가지를 기준으로 "왜 어려운지"를 정리했습니다. 견종 이름은 그 특성을 이해하기 위한 예시로만 들었습니다.

보호자 쪽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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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안 오는 개 — 독립성은 애정이 아니라 "반응성"의 문제

AKC는 견종 페이지마다 "훈련 용이성(Trainability Level)"을 "Self-Willed(자기 뜻대로 하는 편)"부터 "Eager to Please(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편)"까지의 척도로 표시합니다. 이 척도는 지능을 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내린 지시를 따르려는 경향이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말을 안 듣는다"는 경험이 쉽게 "나를 안 좋아한다"나 "머리가 나쁘다"로 오해되기 때문입니다. 허스키가 좋은 예입니다. 허스키는 새 명령을 빨리 배우는 편이지만, 그 명령을 따를 필요를 느끼지 못하면 무시하는 독립적인 사고 성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배우지 못한 게 아니라, 배운 걸 언제 쓸지 스스로 판단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성향이 가장 뚜렷한 쪽은 그레이트피레니즈나 아나톨리안 셰퍼드 같은 가축보호견입니다. 이 견종들은 목초지에서 사람의 실시간 지시 없이 가축을 지키며 스스로 판단하도록 길러졌습니다. AKC는 그중 아나톨리안 셰퍼드를 "loyal, independent, and reserved(충성스럽고 독립적이며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이 옆에 없어도 알아서 결정하는 능력은 일터에서는 장점이지만, 아파트에서 "앉아"와 "기다려"를 기대하는 보호자에게는 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강아지 지능 순위 글에서 다룬 코렌 교수의 순위도 결국 복종·작업 지능, 즉 사람의 지시를 얼마나 빨리 배우고 따르는지를 잰 것이었습니다. 독립성은 그 순위와는 별개의 축입니다. 순위가 낮은 견종이 덜 똑똑하다는 뜻이 아니듯, 독립적인 견종이 보호자에게 무심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초보 보호자라면 "가르치면 따라 줄 것"이라는 기대를 조정해야 하고, 보상을 훨씬 더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산책 한 번으로는 부족한 개 — 몸보다 머리가 심심한 경우

활동량이 많은 견종을 생각하면 보통 "산책을 오래 시켜야 하는 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작업견 혈통에서 문제가 되는 건 걷는 시간보다 "할 일"입니다. 양을 몰거나 썰매를 끌거나 사냥감을 쫓던 개들은 몸을 쓰는 동시에 계속 판단하고 집중하는 일을 해 왔습니다.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는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더콜리가 대표적입니다. AKC는 보더콜리를 소개하면서 초보 보호자에게는 일반적으로 권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습니다. 2025년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실린 보더콜리 연구도 참고할 만합니다. 생쥐 연구에서 과잉활동성과 관련이 알려진 EPHB1 유전자에서, 작업견 혈통에만 나타나는 변이형이 무언가를 쫓아가 무는 행동 패턴과 연관돼 있었다는 결과입니다. 이런 행동 성향이 훈련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유전적 배경과도 닿아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에너지는 다른 곳으로 향합니다. 가구를 물어뜯거나, 같은 자리를 빙빙 돌거나, 그림자나 빛을 쫓는 식입니다. 보호자는 "산책도 시켰는데 왜 이러지"라고 느끼지만, 개에게 필요했던 건 노즈워크,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짧은 훈련, 물건 찾기처럼 머리를 쓰는 시간이었을 수 있습니다. 퇴근 후 매일 이런 시간을 따로 낼 수 있는지가 이 견종들과의 생활을 가르는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잔디밭을 빠르게 달리는 보더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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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사는 고양이도 사냥감이 될 수 있다 — 사냥·추적 본능

사냥 본능은 "훈련으로 고치는 버릇"이 아닙니다. AKC의 사냥 본능 관리 가이드에 따르면 훈련으로 사냥 본능 자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건 그 본능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환경과 상황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 본능이 유전적 배경과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운드와 목양견을 비교한 2021년 유전체 연구에서는 사냥 행동과 관련된 후보 유전자(JAK2, MEIS1, LRRTM4)가 확인됐습니다. 견종 집단이 오랫동안 어떤 일을 하도록 선택돼 왔는지가 유전자 수준에서도 흔적을 남긴다는 뜻입니다.

잭러셀테리어가 흔히 예로 거론됩니다. 작은 체구와 발랄한 모습 때문에 가정견으로 쉽게 선택되지만, 사냥 본능이 강한 테리어 계열 견종입니다. 그래서 한집에 사는 고양이나 햄스터를 가족이 아니라 사냥감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허스키도 조상의 습성에서 비롯된 강한 사냥 본능을 가진 견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리드줄을 풀었을 때 작은 동물을 보고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상황은 이런 견종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관리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뜻하는 건 이런 것들입니다. 다른 소동물과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지, 울타리 없는 곳에서는 리드줄을 풀지 않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지, 탈출 경로가 될 만한 틈을 막을 수 있는지. "우리 개는 괜찮을 거야"라는 기대보다 이런 물리적 대비가 더 믿을 만합니다.

리드줄을 매고 한곳을 응시하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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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발뒤꿈치를 무는 시늉 — 목양 본능이 가정에서 드러날 때

목양견은 양 떼를 한곳으로 모으고, 흩어지는 개체의 뒤를 쫓아 방향을 틀도록 길러졌습니다. 보더콜리의 경우 이 목양 본능이 생후 6~8주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미 "몰고 싶은" 개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가정에는 양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 대상이 뛰어다니는 아이, 자전거, 다른 반려동물로 바뀌기 쉽습니다. 뛰는 아이 주변을 맴돌며 앞을 가로막거나, 발뒤꿈치 쪽을 입으로 툭툭 건드리는 행동이 대표적입니다. 개 입장에서는 일을 하는 것이지만, 아이는 놀라고 보호자는 공격성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앞서 소개한 EPHB1 연구가 쫓아가 무는 행동 패턴에 주목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이 본능이 어디로 향할지를 입양 전에 미리 생각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와 개가 함께 있을 때 어른이 지켜볼 수 있는지, 몰이 욕구를 풀 수 있는 공놀이나 전용 활동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다른 개와 못 어울리는 게 결함이 아닐 때 — 보호본능과 경계심

애견카페나 공원에서 다른 개와 잘 노는 모습을 기대하고 입양했다가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키타가 대표적입니다. AKC 공식 견종 표준에는 "아키타는 다른 개, 특히 같은 성별의 개에게 관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장이 명시돼 있습니다. 성격이 삐뚤어진 개체의 문제가 아니라, 견종 표준에 적혀 있을 만큼 예상 가능한 품종 특성이라는 뜻입니다. 물론 품종의 경향이지 모든 아키타에게 똑같이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키타는 여기에 더해 낯선 사람에 대한 타고난 경계심과 보호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는 헌신적이어도 손님이나 처음 보는 개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차우차우도 비슷한 결로 설명됩니다. AKC는 차우차우를 "dignified, serious-minded, aloof(위엄 있고 진지하며 거리를 두는)" 성격으로 소개하면서, 경험 있는 보호자에게 더 잘 맞는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런 견종에서 필요한 건 "모든 개와 친해지게 만들기"가 아니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생활 설계입니다. 산책 시간과 동선을 조정하고, 다른 개와 마주칠 때 거리를 확보하고,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울 계획이라면 성별 조합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미 다른 개를 키우고 있는 집이라면 특히 따져볼 부분입니다.

털이 아니라 "손을 못 대는 것"이 문제 — 그루밍 부담

그루밍이 어렵다고 하면 대개 털 빠짐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초보 보호자를 정말 곤란하게 만드는 건 털의 양과, 몸을 만지는 걸 쉽게 허락하지 않는 성향이 겹칠 때입니다.

차우차우는 속털과 겉털로 이뤄진 이중모를 가졌고, 계절마다 속털이 한꺼번에 빠지는 코트 블로우 시기를 겪습니다. 그래서 6~8주 간격의 전문 미용이 권장됩니다. 이중모 견종은 털갈이 시기에 집에서도 꾸준히 빗질해 속털을 빼 줘야 하는데, AKC도 이중모 견종 그루밍 가이드를 따로 두고 있을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아키타 역시 이중모 견종입니다. 브리드 전문 매체들은 아키타가 그루밍 자체도 까다롭고, 미용사에게도 곁을 잘 내주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AKC 1차 자료가 아니라 견종 전문 매체들의 평가라는 점은 구분해 둡니다. 앞에서 본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미용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결국 빗질, 발톱 손질, 귀 청소 같은 기본 관리를 어릴 때부터 몸 만지기에 익숙해지도록 연습시키는 일이 다른 견종보다 훨씬 중요해집니다.

빗으로 두꺼운 이중모를 빗어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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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5개월에서 3살 사이 — 포기가 몰리는 시기

이 특성들이 입양 첫날부터 다 보이는 건 아닙니다. 미국 콜로라도의 한 보호소 기록(고양이와 개 합산)을 분석한 2024년 연구에서는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사유 가운데 "행동 문제"가 28%로 가장 많았습니다. 개의 나이를 보면, 미국 반려동물 개체수 연구·정책 협의회(NCPPSP)가 1995~1996년 미국 보호소 12곳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는 포기된 개의 47.4%가 생후 5개월에서 3살 사이였습니다. 강아지 티를 벗고 견종 본래의 성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와 겹칩니다.

또 다른 미국 연구에서는 개를 포기한 보호자의 69.3%가 "행동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측정한 문제 성향 점수는 성별·품종을 맞춘 일반 반려견 집단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습니다. 보호자가 초반에 개의 성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입양 전에 견종 특성을 미리 알아두는 일이 결국 개와 보호자 모두를 지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견종과 살 수 있을지 가늠해 보는 일곱 가지 물음

관심 있는 견종이 위 특성 중 몇 가지에 해당한다면, 아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 불러도 바로 오지 않는 개를 "나를 싫어한다"가 아니라 성향으로 받아들이고, 보상을 바꿔 가며 꾸준히 훈련할 수 있는가
  • 산책과 별도로 노즈워크나 짧은 훈련처럼 머리를 쓰는 시간을 매일 낼 수 있는가
  • 집에 고양이·햄스터 같은 소동물이 있다면 공간을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가, 울타리 없는 곳에서 리드줄을 풀지 않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
  • 어린 자녀와 개가 함께 있을 때 어른이 지켜볼 수 있는가
  • 다른 개와 어울리지 못하더라도 산책 동선과 시간을 조정하며 생활할 수 있는가
  • 이중모 견종이라면 털갈이 시기의 빗질과 정기적인 전문 미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
  • 본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생후 5개월부터 3살 무렵까지의 어려운 시기를 버틸 계획이 있는가

답이 "아니오"에 가깝다고 해서 반려견을 키우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 견종보다 지금 생활에 맞는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순종의 이름보다 개체의 성격이 더 많은 걸 말해 주는 경우도 많으니, 보호소나 브리더에게 그 개가 사람·다른 개·낯선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아야 할 신호

이미 함께 살고 있는 개에게서 다음과 같은 모습이 보인다면, 온라인 정보나 일반적인 훈련법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수의사나 수의행동학 전문가와 상담해 보기를 권합니다. 행동 변화에는 견종 특성 외에도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어서, 정확한 원인은 전문가가 직접 봐야 알 수 있습니다.

  • 다른 개에게 반복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 사냥 본능을 통제하기 어려워 탈출하거나 리드줄·하네스를 끊고 뛰쳐나간 적이 있을 때
  • 아이를 대상으로 한 몰이나 무는 시늉이 점점 강해질 때

특히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다친 상황이라면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병원이나 전문가에게 연락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 AKC, Akita 공식 견종 표준 (Akita Club of America, akitaclub.org)
  • AKC, Livestock Guardian Breeds 소개 글 (가축보호견 관련)
  • AKC, Border Collie 견종 소개
  • AKC, Chow Chow 견종 소개
  • AKC, 사냥 본능 관리 가이드 (akc.org/expert-advice/training/channel-control-dog-prey-drive)
  • 하운드·목양견 사냥 행동 유전체 비교 연구 (2021), PMC8335642
  • 미국 보호소 반려동물 포기 사유 분석 연구 (2024), PMC11394480
  • 개 포기 보호자와 문제 행동 성향 연구, Frontiers (2021), PMC8461173
  • 보더콜리 EPHB1 변이와 행동 연구, Science Advances (2025)
  • Salman 외 (1998), Journal of Applied Animal Welfare Science 1(3) — NCPPSP Regional Shelter Survey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수의사의 진료나 전문 행동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같은 견종이라도 개체마다 성격과 성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