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 2026-09-25

강아지 꼬리, 오른쪽과 왼쪽으로 흔들 때 다르다? 연구 3편으로 본 의미와 한계

개는 주인 앞에서는 꼬리를 오른쪽으로, 낯선 대형견 앞에서는 왼쪽으로 더 흔든다는 2007년 연구가 있습니다. 다른 개가 이 차이를 알아보는지, 사람이 맨눈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까지 후속 연구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마당에서 꼬리를 흔들며 서 있는 검은색과 갈색 무늬 개
Photo by Plato Terentev on Pexels

현관문을 여는 순간 꼬리가 크게 흔들립니다. 산책길에서 낯선 개와 마주쳤을 때도 꼬리는 흔들립니다. 같은 동작인데 결과는 전혀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한쪽은 반가운 인사로 끝나고, 다른 한쪽은 으르렁거림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꼬리를 흔든다”는 관찰 하나로는 개의 기분을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2007년 이탈리아 연구진이 여기에 한 가지 변수를 더했습니다. 흔드는 방향입니다. 오른쪽으로 더 치우쳐 흔들 때와 왼쪽으로 더 치우쳐 흔들 때, 개의 상태가 다르다는 결과였습니다.

풀밭에서 꼬리를 세우고 달리는 강아지
Photo by Gili Pup on Pexels

잡종견 30마리를 우리에 넣고 꼬리 각도를 쟀다

이 연구는 Quaranta, Siniscalchi, Vallortigara 세 사람이 2007년 Current Biology에 발표한 “Asymmetric tail-wagging responses by dogs to different emotive stimuli”입니다. 실험 설계 자체는 단순합니다. 잡종견 30마리(수컷 15마리, 발정기가 아닌 암컷 15마리)를 카메라가 설치된 우리에 한 마리씩 들여보낸 뒤, 앞쪽 창으로 네 가지 대상을 차례로 보여주고 꼬리가 몸 중심선에서 좌우 어느 쪽으로 얼마나 치우쳐 흔들리는지를 각도로 측정했습니다.

보여준 네 가지는 주인, 낯선 사람, 고양이, 그리고 낯선 대형 우세견(벨지안 말리노이즈)이었습니다. 결과는 대상마다 달랐습니다.

  • 주인을 봤을 때 — 뚜렷한 오른쪽 편향
  • 낯선 사람을 봤을 때 — 약한 오른쪽 편향
  • 고양이를 봤을 때 — 약한 오른쪽 편향
  • 낯선 대형 우세견을 봤을 때 — 뚜렷한 왼쪽 편향

여기서 말하는 방향은 개 자신의 기준입니다. 개의 등 뒤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의 오른쪽·왼쪽이지, 개와 마주 보고 선 사람이 보는 방향이 아닙니다. 이 점을 뒤집어 읽으면 결과가 정반대로 이해되기 때문에 원 논문에서도 기준을 명확히 해두고 있습니다.

꼬리가 아니라 좌우 반구의 문제였다

연구진이 이 결과에 붙인 설명은 뇌의 좌우 기능 분화, 이른바 편측화입니다. 척추동물의 신경계는 대체로 좌우가 교차해 연결돼 있어서, 왼쪽 반구가 활성화되면 몸의 오른쪽 움직임이 강해지고 오른쪽 반구가 활성화되면 몸의 왼쪽 움직임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꼬리는 좌우 근육이 번갈아 당기며 움직이므로, 어느 쪽 반구가 더 강하게 관여하느냐에 따라 흔들림의 중심이 미세하게 한쪽으로 밀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반구가 어떤 상태와 연결되는가. 여기서부터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경쟁하는 가설의 영역입니다. 한쪽은 좌반구가 접근 경향과, 우반구가 회피·철수 경향과 관련된다는 접근/회피 모델이고, 다른 한쪽은 좌반구가 긍정적 정서를, 우반구가 부정적 정서를 더 많이 처리한다는 긍정/부정 정서 모델입니다. 2007년 결과는 이런 가설들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읽힙니다. 접근/회피 모델로 보면 오른쪽 편향은 대상에게 다가가려는 상태, 왼쪽 편향은 물러나려는 상태에 가깝다는 해석이 됩니다.

어느 모델을 택하든 이 설명이 “오른쪽=행복, 왼쪽=공포”라는 단순한 감정 이름표와 같지는 않습니다. 편향은 딱 둘로 나뉘는 스위치가 아니라 강도에 따라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에 가깝습니다. 주인일 때 강한 오른쪽, 낯선 사람일 때 약한 오른쪽이 나온 것이 그 그라데이션을 보여줍니다.

고양이를 봤을 때의 결과가 가장 흥미롭다

네 가지 자극 중 해석이 가장 재미있는 쪽은 고양이입니다. 개가 고양이를 무서워한다거나 적대한다는 통념대로라면 왼쪽 편향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낯선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약한 오른쪽 편향이 나왔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습니다. 고양이 앞에서는 꼬리 흔들기 자체가 크게 줄었고, 그 줄어든 움직임 안에서 약하게 오른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연구진은 고양이 앞에서 흔들기가 가장 적었던 이유를, 개들의 관심이 고양이를 쫓아가는 쪽에 쏠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편향의 방향만 떼어 읽으면 “개가 고양이를 반겼다”처럼 들리지만 움직임의 양까지 함께 보면 단순한 반가움보다는 주의와 접근이 뒤섞인 상태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논문이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바탕으로 한 추정입니다.

반대로 이 실험에서 뚜렷한 왼쪽 편향을 끌어낸 것은 낯선 대형견, 즉 벨지안 말리노이즈 한 마리뿐이었습니다. 개 한 마리를 자극으로 쓴 결과이므로, 이것만으로 “개는 낯선 큰 개를 가장 부담스러워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덧붙여 이 실험에서는 개를 아무 대상 없이 혼자 뒀을 때도 왼쪽 편향이 나왔습니다.

산책 중 서로 냄새를 맡으며 마주 선 두 마리 강아지
Photo by Barnabas Davoti on Pexels

그 차이를 다른 개들이 실제로 읽어낸다 — 2013년 후속 실험

2007년 결과만 놓고 보면 “사람이 기계로 측정하니 그런 차이가 있더라”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개들 사이에서 아무 의미가 없는 부산물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같은 연구 그룹이 2013년에 방향을 뒤집어 물었습니다. 다른 개가 그 차이를 알아보는가.

Siniscalchi 외가 2013년 Current Biology에 발표한 연구는 다른 개가 꼬리를 흔드는 영상을 보여주고, 보는 쪽 개의 심박수와 행동을 측정했습니다. 처음 모집한 56마리 가운데 13마리가 제외돼 최종 분석 대상은 43마리였습니다. 영상은 오른쪽으로 편향돼 흔드는 장면, 왼쪽으로 편향돼 흔드는 장면, 그리고 흔들지 않는 장면으로 나뉘었습니다. 설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영상의 형태입니다. 43마리에게는 표정·자세 같은 다른 단서를 지운 검은 실루엣 영상을, 별도의 그룹에게는 실사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상대 개의 눈빛이나 몸의 긴장도를 읽을 여지를 없앤 상태에서도 반응이 갈리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왼쪽 편향 영상을 본 개들에게서 심박수 상승이 관찰됐고, 꼬리를 내리거나 다리를 뻣뻣하게 세우거나 낑낑거리는 등의 불안 관련 행동이 늘었습니다. 오른쪽 편향 영상과 흔들지 않는 영상에서는 비교적 이완된 상태가 유지됐습니다.

이 결과가 앞선 연구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지점은 자율신경계 반응까지 확인했다는 데 있습니다. 심박수는 개가 일부러 꾸밀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른 단서가 모두 지워진 실루엣 영상에서도 반응이 갈렸다는 것은, 개들이 읽어낸 것이 상대의 표정이나 자세가 아니라 좌우 비대칭 그 자체였을 가능성을 가리킵니다. 측정 장비에만 잡히는 미세한 차이가 아니라, 개들 사이에서 실제로 전달되는 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 셈입니다.

비글 10마리를 사흘간 추적하니 편향이 바뀌었다

더 최근 연구는 이 그림에 시간 축을 더했습니다. Ren, Wei, Yu, Zhang이 2022년 i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비글 10마리를 대상으로 카메라 5대와 초당 150프레임 촬영을 동원한 AI 모션캡처로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동안의 꼬리 움직임을 사흘에 걸쳐 추적했습니다.

첫날에는 왼쪽으로 치우치거나 치우침이 없었고, 사흘에 걸쳐 오른쪽 편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은 사람과 반복해 만나면서 낯선 상대가 익숙한 상대로 바뀌는 과정이 꼬리의 좌우 비대칭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실험실에서 기르는 비글 10마리를 5분짜리 짧은 세션으로 관찰한 결과라, 가정에서 사는 다양한 품종의 개에게 그대로 옮겨 적용하기에는 범위가 좁습니다.

이 결과는 앞의 두 연구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성격을 규정해 줍니다. 좌우 편향은 개마다 타고나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지금 눈앞의 상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따라 며칠 단위로도 달라질 수 있는 동적인 지표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우리 개는 왼쪽으로 흔드는 개”라는 식의 꼬리표는 이 연구와 맞지 않습니다.

잔디밭에서 달리며 꼬리를 위로 세우고 흔드는 강아지
Photo by Tolga Ahmetler on Pexels

그래서 집에서 눈으로 구분할 수 있나 — 자주 나오는 오해들

Q. 오늘부터 우리 개 꼬리 방향을 보면 기분을 알 수 있나요?

기대만큼은 아닙니다. 위 연구들은 전부 고정된 카메라, 정밀 각도 측정, 슬로모션 분석, 초당 150프레임 모션캡처 같은 장비로 잡아낸 미세한 차이입니다. 좌우로 빠르게 왕복하는 꼬리를 맨눈으로 보면서 중심선이 몇 도 치우쳤는지를 판단하는 일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이 훈련을 통해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되는지는 이번에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개의 신경계에 대해 알려주는 흥미로운 발견”이지, 당장 써먹는 감정 판독법은 아니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Q. 꼬리를 흔들면 기분이 좋다는 뜻 아닌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2024년 Biology Letters에 실린 리뷰 “Why do dogs wag their tails?”(Leonetti 외)도 꼬리 흔들기를 “기분이 좋다”는 표시라기보다 각성, 즉 무언가에 반응해 흥분한 상태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관점을 소개합니다. 그 각성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꼬리 흔들기 자체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흥분해서 흔들 수도, 긴장해서 흔들 수도, 갈등 상태에서 흔들 수도 있습니다.

Q. 그럼 꼬리는 아예 볼 필요가 없나요?

방향이 아니라 높이, 속도, 폭을 보라는 것이 실무적인 조언입니다. 같은 “흔든다”도 꼬리가 등 높이 아래에서 엉덩이까지 함께 흔들리는 큰 동작과, 꼬리를 깃대처럼 높이 세운 채 끝만 빠르고 짧게 떠는 동작은 전혀 다른 상태로 안내됩니다. 뒤쪽은 행동학 문헌에서 흔히 flagging이라 부르며 경계 신호로 읽힙니다.

꼬리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몸통이다

꼬리를 흔든다는 이유만으로 낯선 개를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꼬리 흔들기는 각성의 신호일 수 있고, 호의를 보증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낯선 개에게 다가가기 전에 꼬리 하나가 아니라 몸 전체를 한 번에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음 조합이 보이면 꼬리가 움직이고 있더라도 접근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몸통이 뻣뻣하게 굳어 있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다
  • 꼬리를 높이 세운 채 끝만 빠르고 짧게 떨고 있다
  • 귀가 팽팽하게 앞으로 서 있다
  • 시선이 한 지점에 고정돼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몸 전체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무게중심이 낮고, 표정과 입가에 힘이 빠져 있다면 이완된 상태에 가깝습니다. 꼬리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부터 통째로 함께 흔들리는 모습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꼬리 하나를 떼어 읽는 것보다 이렇게 몸 전체의 긴장도를 보는 쪽이 훨씬 신뢰할 만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연구들이 짧은 꼬리를 가진 개나 단미된 개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꼬리로 읽을 정보가 적은 개일수록 자세와 표정 쪽에 더 비중을 두고 관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꼬리가 아예 움직이지 않을 때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연구들은 모두 꼬리가 활발히 움직인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전제 자체가 무너지는 변화는 방향 이야기와 완전히 다른 축에 놓입니다. 늘 흔들던 개가 꼬리를 내린 채 다니거나, 흔드는 빈도와 폭이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줄거나, 꼬리 밑동을 만졌을 때 몸을 피하고 돌아보는 식의 반응이 생겼다면 말입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기분보다 통증이나 불편함과 관련된 신호일 가능성도 알려져 있습니다. 항문낭 문제, 꼬리 부위 부상, 허리와 엉치 쪽 통증 등 여러 원인이 거론되고, 이 가운데 어느 쪽인지는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촉진과 검사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변화가 며칠 이어지거나, 꼬리를 만질 때 아파하는 반응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원인 확인을 위해 수의사의 진료를 받는 편이 맞습니다.

세 편의 연구가 아직 말해주지 못하는 것

꼬리 방향 연구는 흥미롭지만, 근거의 두께는 따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7년과 2013년 연구는 모두 이탈리아 바리 대학교의 같은 연구 그룹에서 나왔고, 표본도 각각 30마리와 43마리로 작은 편입니다. 서로 다른 연구 그룹이 같은 결과를 되풀이해 확인한 것과는 무게가 다릅니다. 2022년 연구는 측정 장비가 정밀해졌지만 대상은 실험실 비글 10마리였습니다.

더 큰 틀에서도 빈자리가 남아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2024년 Biology Letters 리뷰 “Why do dogs wag their tails?”는 개가 꼬리를 흔드는 행동이 이렇게 흔하고 눈에 띄는데도, 그 기능과 원인이 아직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좌우 편향은 개의 뇌 좌우 분화에 관한 가설들을 뒷받침하는 결과이지, 꼬리로 기분을 읽는 검증된 방법은 아닙니다. 그러니 다음 산책에서 “아까 왼쪽으로 흔든 것 같은데” 같은 짐작을 판단 근거로 삼기보다는, 앞에서 본 몸 전체의 긴장도를 먼저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수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